공지영 지음
.
.
.
어떤 작가가 말했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이다. 그 공간에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이다. 우리의 성장과 행복은 그 반응에 달려있다."
그래서 영어의 responsible이라는 것은 response-able이라는 거야. 우리는 반응하기 전에 잠깐 숨을 한번 들이쉬고 천천히 생각해야 해. 이 일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지만 나는 이 일에 내 의지대로 반응할 자유가 있다고.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는 말은 그 이후로도 내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몸으로 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단 하루라도 살아본 사람은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지.pg179
그 눈물의 의미는 지금 생각해도 잘 알 수 없는 것이긴 했지만. 내가 그냥 나여도 된다는 안도감은 아니었을까. 싶다.
어른들은 알까. 나도 한참 더 시간이 흐른 후 깨달은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지를. 그냥 내가 나여도 되는 것. 그냥 내가 원하는 말을 하는 것. 그것이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비록 우습고 유치하고 비록 틀릴 수 있을지라도. 무슨 말이든 해도 비난받거나 처벌받거나 미움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을 때. 우리는 얼마나 우리를 잃고 갈팡질팡거리는지를. pg227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괜찮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는 자유는 인내라는 것을 지불하지 않고는 얻어지지 않는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자유롭게 피아노를 칠 때까지 인내하면서 건반을 연습해야 하는 나날이 있듯이. 훌륭한 무용가가 자연스러운 춤을 추기 위해 자신의 팔다리를 정확한 동작으로 억제해야 하는 나날이 있듯이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포기해야 하는 과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pg228
"어이가 없었어. 나 자신에게 말이야. 거창하게 문학적 평가 어쩌구는 뒷전이었구, 그냥 남들이 다 나를 칭찬하기를 바랐던 거 같아. 이왕이면 마구 칭찬해주기를 말이야. 비판을 해도 쬐끔만 해 주기를...... 나 아프지 않을 만큼. 그냥 양념처럼만...... 휴우. 그런데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까 문제는 그 기자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된 거야. 어이가 없었어. 내 동기가 기껏 이렇게 유치한 것인가 싶으니까...... 정말 어이가 없는 거지 뭐야. 선택은 딱 두 개. 전화를 걸어서 있는대로 성질을 부릴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 그때 생각했지. 딱 하루만 기다려보자. 내일까지도 화가 난다면 그때는 또 선택을 하자. 비록 이렇게 유치한 이유라 하더라도 그게 절실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
"그래서 했어?"
내가 묻자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안 했어. 그다음부터 화가 나면 꼭 많이 생각했어. 많이 화가 나는 일일수록 나 자신의 동기는 더 유치한 일인 경우가 많더라구. 그걸 은폐하기 위해 가져다 붙일 수 있는 모든 정당한 분노는 다 가져다 붙이고 있더라구,...... 에이. 어떤 때는 말이야. 뭘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나. 그냥 당순하게 화내버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 그래도 그걸 안 한 건 두고두고 잘했다고 생각해. pg246-247
사랑에 대한 정의가 모두 다른 것이라면 적어도 내 편을 들어주기를 바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엄마가 나를 혼낼 때 마다 아빠가 혼내는 것은 내가 아니라 새엄마였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었던 것이다. 새엄마와 내 진술이 다를 때마다 아빠는 무조건 나를 믿어주었으면 했던 것이다. ... 그러자 진실은, 내 마음속 분노의 실체는 고작 이 따위라는 것이 깨달아졌고 엄마 말대로 그 유치함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아니다. 그렇지 않다. 유치한 것이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한다. 밥이 그렇고 잔돈이 그렇고 아주 작은 따돌림이 그렇다. pg253
.
.
.
▼ Year↘Month
-
▼
2011
(54)
-
▼
5월
(21)
- Classical Music
- 달콤한 소금
- READER - Book 2
- READER - Book 1
- 첫 마음
- Elephants
- 즐거운 나의 집
- Outrageous Fortunes
- Architectures - in Korea
- Architectures
- Architectures
-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방법
- 장외인간 - 아픈 문화에 대한 단상
- 10 biggest money wasters
- Takeshima in Sea of Japan (?)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말콤 그래드웰이 말하는 한국식 교육
- The Facebook Era
- 눈물
- In-betweeners in Australia
- 7 promising companies, mentioned by AHN Cheol-Soo
-
▼
5월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