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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2011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사이토 미치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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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이나 사회 복귀는 대부분 이른바 정상인이 주장하고 계획하며 추진하는 것이 아닐까? ... 조금이라도 정상인에게 다가가는 것, 병을 치료하는 것, 환각이나 망상을 없애는 것, 훌륭한 사람이 되어 의젓하게 제 몫을 하는 것, 그런 이미지가 정착되어 있다. 그러한 모든 것은 "병에 걸려서는 안된다", "지금 이대로의 당신이어서는 안 된다" 라는 메세지를 계속해서 질리도록 발산하는 것이 아닐까? ... 많은 사람들이 평생 이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병을 고쳐라, 정상인이 되라, 이런말을 계속해서 듣는 것은 그 사람이 평생 "지금의 당신이어서는 안된다" 라는 말을 계속 듣는 일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 병이 있든 없든 "그대로도 괜찮다" 는 생활 방식도 있지 않을까? pg80

장애인만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들 '서로 마찬가지다'라는 감각을 가질 수는 없을까, 병을 치료하는 것에만 시선을 빼앗기지 말고 함께 생활하며 살아가려는 데서 좀 더 넓은 눈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다. pg143

그대로도 괜찮다는 것은 결코 그 사람을 내버려둔다거나 돌보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사람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며, 또한 그 사람의 문제나 말썽거리, 사귀기 힘든 그 사람의 성격 등을 남김없이 모두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그것은 실로 성가신 일이다. 품이 드는 일인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에서라면 그런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정상적인 사회는, 문제를 막고 말썽의 싹을 잘라버리며 불거져나온 부분을 억누르는 등 모든것을 관리하기 쉽게 하려고 온갖 수단을 궁리해 쌓아올린다. pg226

정신장애인이란 누구보다도 정밀도가 높은 센서를 가진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한편 정상인인라는 사람들은 그 센서의 감도가 낮은 것일까? 그 때문에 분발하고 마는 것일까? 아니면 감도가 낮아 인간관계를 애매하게 하고 얼버무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병에 걸릴 수 없는 사람들은, 겉과 속마음을 약삭빠르게 구분해서 대응하고 타인에 대해 가면을 쓰며 어느새 갑옷을 걸치고 있다. 정신장애인은 그런 요령 좋은 생활 방식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다. pg265

어떤 부조리로 자신은 정신병이라는 병에 걸렸고, 절망 속에서 여전히 이 세상에 살아 있어야 하는가. 병을 안고 사는 인생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무카이야치 씨는 V. E. 프랭클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말했다. “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이 인생이 자신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이다. pg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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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6월 GT 中:

사이토 미치오의 책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는 일본 훗카이도에 있는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 집'에 관한 이야기 이다. 대부분의 정신장애는 가혹한 생활환경에서 필사적으로 살아온 사람, 또는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고통을 겪을 때 찾아온다고 한다. 그런데 베델의 집에는 한가지 색다른 원칙이 있다. "무리하게 빨리 병을 고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대로 있어도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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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의 집을 찾아가는 일반인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그들을 보면서 가면을 쓰고 사는 우스꽝스러운 자신을 보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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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는 살았으나 영적으로 죽은자가 되어 건강한 척 살아가는 우리는 죄앞에서 너무도 무기력 하게 무너진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솔직한 모습 그대로 주님께 나아와야 한다. 아니 솔직해 지고 보면 나아올 수 밖에 없다. "내 모습 이대로 받으시옵소서. 날 위해 돌아가신 주님, 날 받으시옵소서"

[새 말씀 새 부대 새 노래] 김양재, 두란노







GT에서 이 책의 리뷰를 보고 예전에 쓰던 다이어리를 한참 뒤적였다.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된다! 차이? 잘 생각해봐. 결국 내가 너고 너는 쟤고 쟤는 나다' 리뷰의 얘기도 공감이 갔지만... 이것 말고 뭔가 더 있었던 것 같아 애써 찾았다.
옛 추억을 반 이상 넘기고 나니 한페이지를 훌쩍 넘긴 quote들을 찾을 수 있었다. 제 생각인양 써논 덕에 full문장들과 페이지 번호들을 인터넷에서 따로 찾아야만 했다.

'귀찮지만 괜찮아, 손해봤지만 괜찮아, 미치겠지만 괜찮아, 불편하지만 괜찮아, 어이없지만 괜찮아, 이해 안되지만 괜찮아...' 스쳐 보면 모순된 듯 하지만 '괜찮아 사랑하니까' 하니 그럴싸하다.
아... 먹먹하다. 자신이 없다. 실로 힘든 사랑이다.
그외 개인적인 느낀점에 대한 기록이 없어 다른 기억은 없지만 어렴풋 그날 밤엔 '내 사랑이 주의 사랑을 닮길' 많이 기도했던 것 같다